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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EV)

전기차 배터리 열폭주(Thermal Run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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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자동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전기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사고 소식도 점점 많이 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전기 자동차 화재 사고 소식이 많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전기 자동차의 화재 사고의 경우는 치명적인 인명 사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전기 자동차의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열폭주 현상에 의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전기 자동차의 화재에서는 이러한 열폭주 현상이 일어나고 화재 진압도 잘되지 않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 메카니즘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이란 무엇일까요? ESS(Energy Storage System) 성능 시험 기준에 해당하는 UL 9540A에 의하면 배터리 열폭주 현상은 전기화학적 셀이 통제할 수 없는 방법으로 스스로 가열하여 온도를 상승시키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보통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화재는 단전지 하나의 열폭주로부터 발생하여 확산되는 단계를 거칩니다. 먼저 전지에 열적, 전기적, 기계적 충격이 가해지고 이것이 제어되지는 못하고 지속적으로 충격이 발생하거나 충격량이 갑자기 증가하거나 하게 되면 내부 온도가 상승하게 됩니다. 상승한 내부 온도에 의해 전해질이 끓어오르면서 기화되어 전지 내부 압력이 급상승하게 되고 일정 단계를 지나면 전지 표면이 개방되거나 터지는 벤팅(venting) 현상이 발생하여 전해질 증기 및 분해가스가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벤팅 이후에 이러한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결국 전지 내부 온도가 상승하게 되고 이것으로 인하여 분리막이 녹습니다. 결국 이것 때문에 내부 단락이 발생하고 고열에 의해 점화가 되면서 화재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이 열폭주라고 하는 것입니다.

현재 전기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는 리튬 이온 이차전지는 양극과 음극, 전해액, 분리막의 4가지 요소로 구성되고 리튬의 화학적 반응에 의해 전기를 생산하는데 이런 리튬 산화물이 차지한 공간이 양극이 됩니다. 음극은 보통 흑연입니다. 이러한 양극과 음극 사이에 분리막이 존재하게 되는데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열적, 전기적, 기계적 충격에 의해 분리막이 녹게 되면 양극과 음극이 단락되면서 배터리 셀의 자기 발열이 일어나고 급격한 온도 상승에 의해 제어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전기차 화재 진압이 어려운 이유

전기자동차에 화재가 발생하면 불을 끄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유는 대부분 앞에서 언급된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 때문입니다. 일차적으로 배터리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배터리를 둘러싼 철제로 구성된 커버 때문에 소화기 분말이 내부로 침투할 수가 없고 기본적으로 전기 자동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열폭주가 발생하게 되면 발열량이 어마하게 높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차량 화재 진압에 사용하는 소화수의 100배 이상의 양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현재 전기차 화재 진압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는 화재가 발생한 전기 차량에 질식 소화포를 덮어서 산소의 유입을 차단하거나 수조에 물을 채워서 화재 발생 차량을 담그고 에너지를 다 소모할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

전기 자동차의 화재 예방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들이 제안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리튬 이온 배터리의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교체하여 분리막 손상에도 열폭주 현상을 막을 있게 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폭발하지 않는 배터리를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예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온이 이동하면서 에너지를 생산하게 되는데요 이런 이온은 전해질을 통해서 이동하게 됩니다. 리튬 이온의 통로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분리막이 사이에 존재하게 되는데 충격에 의해 분리막이 손상되면 전기적 단락, 즉 쇼트가 발생하여 배터리 열폭주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쇼트가 발생한다고 해서 무조건 화재가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쇼트가 발생했을 때 탈 것이 있어야 하는데 리튬 이온 배터리에 사용하는 액체 전해액이 가연성 물질이라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 따라서 만약 불연성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고체 상태의 배터리를 개발하게 된다면 화재나 폭발에 대한 근본적 예방도 가능하게 되고 양극과 음극의 물리적 접촉을 막아주는 분리막도 필요 없게 되니 배터리 부피도 줄일 수 있고 배터리 용량도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 고체 전해질을 배터리에 당장 적용하지 않은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현재의 기술로는 성능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리튬 이온의 이동성에 있습니다. 액체 전해질의 경우 리튬 이온이 비교적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지만 고체 전해질의 경우는 이온의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고체이기 때문에 리튬 이온이 결정격자 사이로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리튬 이온 전달력이 부족하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또한 리튬 금속 표면에 결정체가 쌓이는 문제 있고 이것 때문에 리튬 이온 이동을 방해하게 되어 충전 성능과 배터리 수명을 떨어뜨리는 문제도 있습니다. 가격 측면에서도 아직은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이런 기술적 문제와 가격의 문제를 극복한다면 현재 액체 전해질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빠르게 대체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배터리 제조 기업 중에는 삼성  SDI가 가장 빠르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2025년 시제품 생산,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전고체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LG 에너지솔루션은 2026까지 폴리머계, 2030년까지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SK온'도 2030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해외 기업 중에서는 도요타가 2000년 초반부터 전고체 배터리 연구를 시작하여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선두 주자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차세대 고출력, 대용량의 안정성이 확보된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분명한 만큼 국내외 배터리 기업들의 상용화를 위한 연구는 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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